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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다이 교수 인터뷰를 보며 든 생각.

이현석님이 소개해 주신 미야다이 교수 인터뷰(http://warmania99.egloos.com/3039731)를 읽다 보니 인터뷰를 진행한 ‘프리존 뉴스(http://www.freezonenews.com)’라는 곳에 관심이 간다. 지난 몇 년간 이쪽 계열의 정치비평사이트, 뉴스 사이트가 여럿 등장하여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마도 거기에 속하는 곳 아닐까 싶다. 머리 구호를 ‘세상을 밝히는 자유언론’이라고 적어놓은 것을 보아도 대략 그 성격은 짐작이 간다.



솔직히 말하면, 인터뷰 내용에 집중해야 하는데도 서두에 굵게 표시된 〈편집자 주〉에 자꾸 신경쓰이는 것이 사실이다.〈편집자 주〉에 따르면 프리존 뉴스가 인터뷰를 기획한 의도는 ‘정부와 정부의 지원을 받는 언론, 좌파시민단체들이 일본에 대해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으니 그것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라는 정도일 텐데, 나의 식견이 짧은 탓인지 여기서부터 이해가 가지 않는다.

프리존 뉴스의 다른 기사와, 웹사이트 전체의 분위기, 그리고 인터뷰 서두의 표현을 보건대, 프리존 뉴스는 현정부와 현정부 지지세력을 좌파로 단정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어째서 현 정부가 좌파인가? 내가 아는 일반상식에 따르면 — 굳이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 한 — 현 정부는 우파다. 굳이 중도적이랄 것까지도 없는 평범한(?) 우파일 뿐이다. 간혹 개량적인 정책을 취할 때도 있지만 태생적으로 우파다.

이런 식으로 매체가 씌운 색안경은 인터뷰 중에도 종종 드러난다. 이를 데면 "노 대통령의 집권 동안 사회적 분열이 심각해졌고 안보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이제는 지지율이 한 자리 숫자"라고 이야기하는 부분 등인데, 사회적 분열이 심각해졌고, 안보에 대해 불안감이 늘었다는 대목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단 주관적인 부분이니 넘어가자. 과연 인터뷰 시점에서, 혹은 그전 일정기간 동안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자릿수였던가?

뉴시스
http://imgnews.naver.com/image/003/2007/02/22/NISI20070222_0003885155_web.jpg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resize/2007/0226/03960432_20070226.JPG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07/02/23/ldh1412200702231838061.jpg

이래도, 외국의 인터뷰 대상자에게 굳이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자릿수다.’라고 말할 — 독자를 염두에 둔 사족이 아니라면 — 만한 근거나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미야다이 교수의 발언요지와도 큰 관련은 없어 보이는 편집자 의견을 서두에 제시하고 틈만 나면 사족을 넣는 것이 과연 인터뷰로서 적절한가? 왜 그들은 잣대의 영점을 엉뚱한 곳으로 옮기려 하는가? 〈편집자 주〉의 명목으로 이런 식의 이념적 색안경을 끼워놓지 않았더라면 좀 더 의미 있는 인터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그런 아쉬움을 뒤로 한다면 미야다이 교수의 의견에는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다. 요시다 수상과 전후 일본 우파의 움직임에 관한 요약도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고. 미야다이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지만, 일본에 대한 관찰을 놓고 일본인도 아닌 내가 그건 아니라고 굳이 말해봐야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반한감정에 대한 부분은 한 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지않을까 싶다.

인터뷰에서 미야다이 교수는 일본의 정통 우파(전통적인 우파)는 반한감정을 조장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아마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의 처지에서 또는 한국의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일본 정통 우익이 반한감정을 조장하는 주체인지 아닌지, 그들의 기본입장이 반한인지 아닌지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한국이 이런 코멘트 몇 개 얻어들으며 "일본의 기본입장은 반한이 아니래"라며 안심(?)하려 한다면 그 또한 곤란한 일이고.

흔히 하는 말로 ‘지한파’라는 부류가 있다. 한국에서도 반한인사라면 경계심을 보이다가 지한파라면 안심하는 듯한 뉘앙스가 종종 보인다. 그러나 지한파에 속한다는 인사들 개개인의 보수적인 언행은 차치하고라도, 지한파와 그들이 펼치는 정책 방향은 과연 큰틀에서 한국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을까? 구한말 이후로 드러났듯이 지한파의 방식은 한국의 국익이라는 면에서는 별로 영양가가 없으며, 그보다는 장기적으로, 더 체계적으로 한국으로부터 이익을 취하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전략적 사고의 표출일 뿐이다. 차라리 분명하게 반한의 입장을 취하는 것이 한국에는 더 도움이 된다.

굳이 비유하자면 반한이 ‘바로 쳐들어가서 점령하자!’라는 주장을 하는 쪽이고, 지한파는 ‘장기적으로 잘 키워서 속국으로 삼아보자’는 정도의 보다 합리적인(?) 주장을 하는 쪽이라고 해야 할까? 미야다이 교수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친절하게 자민당과 일본 정통 우익은 반한이 아니라고 말해 줘봐야 위로는 되지 않는다. 덧붙이자면 내가 아는 가장 영향력 있고 합리적인 일본의 지한파 정치지도자는 이등박문(伊藤博文)이다.

그들이 정말로 우익이라면 ‘우리는 일본의 국익을 추구한다.’라는 자명한 언급 이외에 다른 주장은 — 다른 나라에는 — 의미가 없다. 한국의 처지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한국에서는 우파가 집권하고 일본에서는 좌파가 집권하는 거겠지. 국가레벨에서는 말이다.

애초에 프리존 뉴스와 그쪽의 언론들이 번지수를 잘못 찾는 핵심적인 대목은, ‘일본의 제대로 된 우파는 사실 반한이 아니다.’라며 기꺼워하는 태도를 보이는 그 자체에 있다. 진짜 우익이라면 국가 간의 진정한 연대를 믿지 않는다. 혹시 좌파들은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식으로 국제적으로 연대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히틀러(이 사람의 좌파성을 의심하지 마라. 무려 ‘사회주의 노동자당’의 총수이다.)와 스탈린이 연대(?)할 수 있었겠지. 마찬가지로 한국의 좌파와 일본의 우파는 서로 만나 좋은 이야기 하고 공동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파는 그런 식으로 연대하지 않는다. 아니 할 수 없다.

일본의 우파는 일본의 국익을 추구하고, 한국의 우파는 한국의 국익을 추구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성정이 진심이라면 연대는커녕 충돌해야 마땅하다. 이것이 단순한 진실이며, 이것으로 충분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것이야말로 일본 우파의 합리적인 목소리~ 운운하며 한국에서 거기에 동조하려 한다면 적어도 그들은 우파가 아니다.

--------------------------[ halim ]--------

ps. 좌파다.

by haia | 2007/03/08 22:14 | 기타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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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7/03/08 22:2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haia at 2007/03/08 22:37
익명// 그 쪽 논조가 그런 이유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들이 지금 열심히 퍼트리고 있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들을 집권한 후에 어떻게 주워담을 건지 궁금할 따름 입니다. 그 사람들이나 저나 같은 나라에 살고 있고, 어차피 자기가 몸담고 있는 웅덩이를 흙탕물로 만드는 행위일 뿐인데 ...
Commented at 2007/03/13 15:3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enoch at 2007/03/13 15:44
참, 제가 실례를 저질렀네요. 참고로 기사에 올라있는 메일로 메일 보내시면 스팸처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연락처 알려드리죠. 010. 2023. 1810 입니다.

지난 7년 동안, 특히 웹에서 좌나 우라는 자신의 이데올로그를 떠나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님께서는 현석씨와 친한 분인 듯 한데 그런 분이 아니실거라 믿고 연락처 남깁니다. 또 남의 집에 와서 한 마디 한 다음에 최소한 연락처를 남기는 건 예의라 생각합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연락주십시오. 그리고 기사에 대한 쓴 소리는 제 기사 아래 댓글로 직접 달아주셨으면 더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haia at 2007/03/14 20:31
enoch // 논점 일탈은 원하지 않으므로 간단히 답합니다.

* “'일본에 군국주의, 그런 거 없대~!'라며 자위하”신 적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글에 군국주의 혹은 일본의 재무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네, 글자만 읽었습니다. 저는 마음을 읽는 재주는 없습니다.

* 좌, 우파의 구분에 대해 덧글로 의견을 나누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평범한 우파입니다.

* 네, 실제 하고 싶었던 말이 있으셨군요. 저는 글만 읽었을 뿐 마음은 읽지 못하여 그런 뜻까지는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 저는 평범한 국민으로서 한국의 미래를 위해 좋은 책을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제가 기획하거나 편집, 발행한 책은 이제까지 40여 권 됩니다. 문화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므로 이후로도 이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좋은 책을 만들고, 좋은 문화콘텐츠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다만, 능력이 부족하여 50년을 내다보지는 못하겠습니다.

* 이현석님과는 친한 사이가 아닙니다.

* 네,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어느 한쪽이 설복당해야 논쟁인 건 아니지요. 터놓고 의견을 나눌 기회가 된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 이미 글을 보셨으므로 이 글을 해당 기사에 다시 덧글로 달아놓을 필요는 없잖을까 합니다. 좌파언론의 사이트에는 별로 가지 않으므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이후에 Enoch님의 기사를 보고 할 말이 생기면 가능한 원문기사에 의견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덧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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